가정용 로스터로 직접 원두 볶기 도전|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가정용 로스터로 직접 원두 볶기 도전기
커피를 좋아해서 항상 홈카페를 즐기던 나에게 어느 날 문득 ‘내 손으로 직접 볶은 원두로 한 잔을 만들면 어떤 맛일까?’라는 궁금증이 피어났다. 카페에서 맡던 향이 아닌 내 집 안에서 피어오르는 로스팅 냄새라니.. 생각만으로도 설렜다. 첫 로스팅 도전의 원두는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커피,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네추럴로 정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첫 가정용 로스터 도전기.
1. 가정용 로스터로 커피를 볶아보기로 한 이유
커피를 좋아해서 로스팅카페를 다니다보면 집에서 홈로스팅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프라이팬으로 원두를 볶고 절구로 원두를 갈아서 마시던데.. 나도 한번 해볼까 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었다. 그러던 어느날 가정용 로스터기를 구입해 직접 원두를 볶아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직접 볶은 원두로 드립커피를 내려보고싶다'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지만 이 한마디가 내 하루를 바꾸었다. 내 손끝에서 향이 만들어지고, 내 주방이 작은 로스터리로 변했다.
2. 첫 도전의 설렘과 두려움, 생두를 손에 쥔 순간
처음으로 생두를 주문해 받아보던 날 나는 상자를 열자마자 놀랐다. 초록빛의 작은 콩들은 오밀조밀 조리퐁처럼 모아져있었다. 생두는 향도 없고, 그저 풋내만 나는 이 콩들이 어떻게 고소하고 달콤한 으로 변할 수 있을까? 로스팅은 마치 커피에 생명을 불어주는 마법 같았다.
3. 로스팅 전 준비물과 환경 세팅법
준비물은 단순했다. 가정용 전기 로스터, 온도계, 타이머, 체, 그리고 나무 주걱. 창문을 열어 환기를 확보하고, 주변에 향이 배지 않도록 작은 선풍기를 켜 두었다. 온도계로 예열 온도를 맞추며 드디어 생두를 투입할 순간을 기다렸다. 로스팅은 시작 전부터 절반이 결정된다고들 말한다. 온도와 마음을 함께 예열하는 과정이었다.
4. 예열 온도와 생두 투입 타이밍 - 첫 버튼의 긴장감
로스터 온도를 약 190℃로 맞추고 생두를 투입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커피의 시작이구나.’ 드럼이 돌아가며 콩이 부딪히는 소리가 주방을 가득 채웠다. 몇 분이 지나자 콩의 색이 연노랑에서 황금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 안의 긴장감은 서서히 향으로 바뀌었다.
5. 1차 크랙의 소리, 원두가 살아 숨 쉬는 순간
‘팝!’ 하고 터지는 첫 소리가 들리자 심장이 함께 뛰었다. 1차 크랙은 생두 내부의 수분이 팽창해 껍질이 터지는 순간이다. 그 소리는 마치 커피가 ‘이제 내가 향을 낼게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열기를 조절하며 원두의 색을 관찰했다.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집중했다.
6. 로스팅 중 향의 변화와 색감의 미묘한 차이들
처음엔 풀향, 곡물향, 그리고 곧 고소한 견과향이 따라왔다. 향이 점점 달콤하게 바뀌고, 원두의 색이 초콜릿빛으로 깊어지며 바디감이 강해진다. 이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난다. 몇 초의 차이로 향의 결이 달라진다. 나는 손끝과 코끝으로 향의 곡선을 읽었다.
7. 배출과 쿨링, 완벽한 타이밍 잡기
1차 크랙이 잦아들고, 색이 적당히 진해졌을 때 배출했다. 체에 옮겨 담아 선풍기를 틀고 빠르게 식혔다. 열기가 빠져나가며 나는 ‘딱 좋다’는 확신이 들었다. 로스팅은 타이밍의 예술이었다. 단 몇 초가 향의 운명을 바꾼다.
8. 로스팅 후 디개싱과 숙성 과정
갓 볶은 원두는 내부에 이산화탄소가 가득하다. 하루 정도는 밀폐하지 않고 통풍이 되는 용기에 두어 가스를 빼주었다. 이 과정을 ‘디개싱’이라 부른다. 시간이 지나며 향이 안정되고, 커피는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갖는다. 3일째 되는 날, 나는 그 원두로 드립을 내렸다.
9. 직접 볶은 원두의 향미 평가 — 내가 만든 한 잔의 맛
내가 볶은 원두는 약한 미디엄 로스트였다. 첫 향은 은은한 꽃내음과 카라멜향이 섞였고, 한 모금 마시자 산미와 단맛이 균형을 이루었다. 물론 전문 로스터가 볶은 원두처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 한 잔에는 내 시간과 손끝의 온도가 담겨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커피는 더 깊은 의미를 가졌다.
10. 가정용 로스터의 장단점과 초보자의 시행착오
가정용 로스터의 가장 큰 장점은 ‘내 향을 직접 만든다’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열 용량이 작아 외부 온도에 민감하고, 배출 타이밍이 어렵다. 몇 번의 실패 끝에야 원두 색 변화와 냄새의 경계를 감각으로 익혔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경험이었다. 실패도 향기의 일부였다.
11.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까? 두 번째 도전을 위한 메모
첫 시도는 ‘결과보다 과정이 선물’이었다. 두 번째엔 원두 종류를 달리해보고 싶고 배출 온도를 조금 더 올려볼 생각이다. 로스팅은 단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나는 기술이 아니다. 커피의 향을 이해하는 길이자,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12. 한줄정리
내가 항상마시던 커피의 맛은 아니었지만 직접 볶은 커피는 세상 그 어떤 커피보다 맛있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완벽하지 않았지만, 내가 로스팅 한 그 커피를 느끼려고 노력했다. 다음에는 로스팅회사에서 로스팅하는 것처럼 잘 나올 수 있도록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줄정리: 커피 로스팅은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기록이며, 집에서도 향은 충분히 예술이 된다.